"애프터 코로나 시대의 방향성은? : 교육과 예술의 공공성의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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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준

예술대학생 네트워크 4기 공동운영위원장

서울문화재단 서울청년예술인회의 운영단

서울시 청년정책네트워크 문화예술분과 운영진

A.C(After Corona)란?🦠

애프터 코로나란 기원 전 (B.C = Before Christ), 기원 후 (A.C = After Christ)에 빗대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세상이 같을 수 없고 같아서는 안된다라는 의미에서 쓰이는 용어에요.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에서 포스트가 ‘탈’, ‘후기’, ‘반’이라는 의미를 갖고 계신 것은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죠?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의 어감이 ‘대처’라는 느낌이 있기에 애프터를 써서 선언적 의미를 강조한 용어입니다. 그래서 예술대학생 네트워크는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 A.C 즉, 애프터 코로나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쓴답니다. 우리가 만든 것은 아니고 물 건너온 용어에요.

 

A.C시대의 예술대학‍👩‍🎨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술대학의 등록금이 “불공정거래”라는게 명확히 밝혀졌어요. 예술대학생들이 학교에서 실기 수업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없었음에도 등록금은 그대로인 상황을 겪은 것이죠.  근데 예술계열의 등록금이 불공정하다는 것이 사실 하루 이틀 일은 나온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 알고계셨나요? 이건 짧게는 2007년, 길게는 19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2007년에는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이라는 곳에서 “예술계열의 등록금은 근거가 없고 실험실습비*는 너무 적게 책정되었다”며 문제제기 활동을 했고, 1990년에 전남대 예술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예술계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라”며 총장실을 점거하기도 했죠. 예술대학생 네트워크는 2017년부터 차등등록금의 부당성을을 문제제기를 해오는 중인데, 4년 째 교육부나 대학들은 대답이 없네요. 그러다 코로나19 문제가 발생하고 학생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것 같아요.

 

* 실험실습비 : 실습과목 등에서 실습용 기계기구와 재료를 구입하고 실습관리에 목적으로 대학에서 책정하는 비용. 평균적으로 전체 등록금 중 실험실습비는 3%에 불과해요.

 

예술대학은 소규모 실기 위주 수업으로 진행되는데, 온라인이다 보니 바로 피드백 받는 것도 어려워지고 실기실을 사용하지 못해 연습실, 작업실 등을 추가로 대관해 오히려 비용을 더 지출하기도 했죠. 지금은 교육부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서 세금 1,000억 가까이를 투입해 환불하겠다라고 하고 있긴 한데요. 솔직히 1인당 10만원도 되지 않는 금액일 것 같아요. 또 등록금을 낼 때는 예술계열의 특수성을 이유로 차등으로 등록금을 냈던 반면, 돌려줄 때는 계열별로 전부 같은 금액이라는 문제점이 있어요. 이걸 “차등등록금의 근거가 없음을 교육부도 인정한 꼴이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 추가경정예산 : 정부나 기관이 예산을 편성한 이후에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이미 편성한 예산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편성하는 예산을 말해요.

 

 

A.C시대의 문화예술계🎻

반면, 문화예술계에서 코로나19로 대두된 문제는 “예술인 사회보장 제도의 부족의 재발견"이에요. 비말감염으로 인해 대면이 불가능해진 일상은 대면을 거의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예술에 특히 치명적이었어요. 코로나19의 전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 이르자 모든 문화예술시설이 기약 없는 휴관에 들어갔죠. 이 때문에 많은 예술가들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가뜩이나 수입이 적은데, 코로나19로 인해 그 문제가 더 심각해졌죠. 예술인이나 프리랜서만을 위한 긴급구호대책이 예술인복지재단이나 서울시 등에서 나오긴 했는데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많아요. 이 때문에 예술인 고용보험이 다시 주목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재발견”이라 표현한 건, 이 이야기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인데요. 사실 예술인들의 사회보장제도가 부족한 것은 오래전부터 지적된 내용이에요. 2010년대 전후로 잇따른 예술인들의 사망으로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예술인 복지법」이 제정되고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만들어진 것도 이 이유 때문이죠. 그리고 여전히 예술인에 대한 복지가 여러방면에서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고요. 여러분은 어릴 때, 예술하겠다고 하니 걱정하시던 부모님을 기억하시나요? 그 땐 "돈을 많이 못 버니까 그렇겠지, 근데 꼭 많이 벌어야하나?" 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예술대학을 지나오고 예술계 진입 시기에 있는 저는 다시 생각해보니 수입보다는 사회안전보장제도가 없는게 더 심각한 것 같아요. 적어도 죽지는 않게 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되고 있는 상황이랄까.

 

A.C시대 교육의 공공성과 예술의 공공성의 교차🙏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것은 교육이 서비스가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이 누릴 수 있는 공공재로 생각되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대한민국 「헌법」 제23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는 내용인데요. 대표적인 교육 공공성에 대한 법률 근거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조항에 따라 차등 등록금이 이러한 헌법의 평등권적 가치에 맞지 않는다는 법률적 견해도 있어요. 

 

교육이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면 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나 즉, 학생이 되니까 내가 서비스 금액을 다 지불해야하죠. 반면, 교육의 공공성이 확보되면 내가 그 금액을 다 부담하지 않아도 되요. 교육이 공공재라는 생각에는 "교육이 개인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사회에게 좋다"라는 생각이 포함되어 있어요. 실제로 예전부터 대학의 기능은 사회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생산하고 보급하는 것이에요. 이런 대학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유럽의 경우에는 오래전부터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교육공공성이 유지되고 있는 곳이 많죠. 예술계열 학생들이 좋아하는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국가들이 대표적인 나라에요. 이 나라의 등록금은 한 학기에 30만 원에 불과하고 여기에는 건강보험료와 교통비가 포함되어 있죠. 반면 우리나라는 그 금액이 개인에게 부담되어 있고요.

 

한 편, 국가가 예술(인)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는 인권으로서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로서 예술인복지법에 의한 복지로 나타나지만, 예술인에 대한 지원은 복지 외에도 예술창작 지원이 있는데요. 여기에는 “예술은 사회의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감상자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등 공공성에 기여한다.”라는 근거와 배경이 있어요. 사실 판매가 가능한 형태의 예술 외에 (교수님에게는 작품이나 티켓 판매 이야기 밖에 못 들었죠?) 예술가는 거의 대다수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과 같은 지역의 문화재단의 기금 혹은 국공립 문화예술시설의 세금을 통한 예술행사에 참여에 많이 참여하고 있어요. 이런 것들은 앞서 말한 공공성의 논리에서 국가가 세금으로 예술가들의 창작을 지원하는거에요.

 

저는 교육의 공공성과 학문의 공공성이 교차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국가우수장학금“과 “계열별 전공 지원법“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국가우수장학금*은 예술대학생 네트워크가 2018년에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혔듯이 계열별로 차이가 심각해요. 이공계열의 경우에는 학생 1,000 명 당 13.8명의 국가우수장학금을 받은 반면, 예체능계열은 1.5명만 받을 수 있었어요. 이건 이공계열이 산업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거둘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원이 많은 것일텐데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열 지원 특별법」이 2004년에 제정되었요. 이러한 법률근거는 이공계열 학생들의 장학금, 교육환경, 사회진출을 위한 각종 요소에 근거로서 활용되고 있어요.

 

 *국가장학금 외에 예술체육, 인문사회, 이공계열 중에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장학금과 학업장려금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한국장학재단 내 제도

 

 

저는 A.C 시대에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 “코로나19 이후, 예술대학생들과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은 이들이 가난하고 불쌍하기 때문에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회를 위한 투자다”

- "예술대학생의 고액의 차등 등록금과 청년 예술가에 대한 지원의 부족은 국가적으로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지구가 과도한 탐욕을 가진 인간에게 내리는 자연의 벌이라고 하잖아요. 그리고 코로나19로 잠시 멈춘 사회는 여태까지 삶의 태도들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이제는 '경제'가 아니라 '행복'이 사회의 주요한 지표가 되어야 한다라는 이야기도 많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제 말이 의미 있지 않을까요?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해서 예술대학생들의 등록금을 국가가 부담하고, 이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예술가들은 자신의 예술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요. 물론 이러기 위해서 예술대학 교수들의 인식 개선, 국가 예술기관의 학생에 대한 교육과 투자 강화 등의 할 일이 많지만, A.C 시대에는 상상해볼 수 있는 것 아닐까해요.

 

나 = 개인은 나의 권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제 말에 동의하셨나요? 아니면,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적 전략들을 갖출 수 있다면 그것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제 이야기가 꿈만 같은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술대학생 네트워크는 발족 이후로, 많은 주체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예술계의 문제를 공론화하며 다양한 활동 들을 해왔어요. 그 중에는 1) 일부 대학에서 예술계열 졸업준비금 배정과 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위원 선임 3) 국가우수장학금 예술계열 차별조항 삭제 등 구체적인 성과로 난 것도 있어요. 최근에는 지속적인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가시화시켜 적은 금액이나마 학생들에게 금전적 지원이 될 수 있는 교육부 예산을 편성했고요. 공공성과 학생 · 청년 예술가의 권리도 계속 요구하고 실천하다보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한편, 이런 활동들은 혼자 혹은 우리 단체만 하기는 힘든데요. 그동안 4년 간의 활동을 정리해보니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주시는 것이 필요하더라고요. 그건 때로는 활동가가 되어서 우리와 직접 함께하는 것일 수도 있고, 우리의 행사나 집회에 함께 참여해주시는 것일 수도 있고, 설문에 기꺼이 참여해주시는 것 등 다양한 방법이 있겠죠. 사람마다 실천할 수 있는 범위는 다 다르니까, 어떠한 방법이라도 좋고 옳은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해주신다는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나는 건강하고 좋은 문화예술 생태계를 고민하고 생각하고, 때로는 실천하는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을 개인들이 가지는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해요.

 

그런 면에서, 코로나19의 학생 · 청년 예술가들이 교육이 서비스가 아니라 공공재라는 생각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피해를 입은 피해자로 머물게 아니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한 사람의 시민이라는 생각을 같이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혼자하면 힘들지만, 함께하면 수월하잖아요?

 

예술대학생 네트워크가 먼저 뚜벅 뚜벅 걸어나가겠습니다. 뒤 따라 오시거나, 때로는 옆에서 함께 걸어주세요.

 

 

PS.

이번에 예대넷 단체 후원을 개설했어요. 작년에는 주5일-6일 하루 8시간 이상 노동을 하면서 월급으로 20만원 밖에 받지 못했는데요, 그러다보니 평일에는 예대넷 일하고, 주말에는 벽화와 같은 생계유지를 위한 일을 했어요. 그렇게 쉬는 날 없이 삶이 지속되니까,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나도 살기 힘든데, 나도 학자금 대출 갚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활동에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올해는 그래도 작년보단 좀 괜찮아 진 편인데, 좋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개인의 과도한 희생 없이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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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선물을 준비할게요.